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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 과학]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2004) - 태풍의 눈에 들어가면 정말 사람이 얼 정도로 추워질까
    투데이 사이언스/미디어 속 과학 2023. 10.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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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영화 투모로우를 참 좋아한다. 벌써 수십번은 더 본 것 같은데, 볼때마다 한장면한장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지난 1편에 이어 투모로우 2편을 준비해보았다. (영화 속 과학 투모로우 1편 - https://up-to-date.tistory.com/629)
     

    태풍의 눈에 들어가자 얼어붙으며 추락하는 헬기 (출처 영화 투모로우)

     
    투모로우 후반, 아니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명장면은 역시나 태풍의 눈 얼음씬이 아닐까 싶다. 태풍을 살펴보던 헬기가 태풍의 눈에 들어가자 프로펠러부터 얼기 시작해 곧바로 추락하고, 헬기 문을 연 조종사도 즉시 얼어 동사한다. 이뿐만 아니다. 주인공 일행이 태풍의 눈에 들어가자 바람이 멎더니 이내 건물 옥상부터 얼음이 얼어 내려온다. 주인공 일행은 긴급히 도망치고 모닥불에 책을 다급히 태우면서 불안에 떤다.
     

    태풍의 눈에 들어가자 바람이 멈추며 국기가 펄럭이지 않는다 (출처 영화 투모로우)

     
    이 장면은 태풍의 눈을 매우 잘 묘사한 장면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바람에 펄럭이던 깃발이 이내 멈추는 것을 보고 태풍의 눈에 들어왔음을 직감. 바닥 유리를 깨고 대피한다. 실제 태풍도 이와 같다. 태풍은 보통 강한 바람을 동반하며, 태풍의 눈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강해진다. (태풍의 정의는 최대 풍속이 17m/s 이상인 열대저기압이다.)
     

    태풍의 눈에 들어서자 위쪽부터 얼기 시작하는 건물. (출처 영화 투모로우)

     
    그러나 태풍의 눈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강력한 바람 회오리가 태풍의 눈 주변에 장벽을 만든다. 이때문에 태풍의 강력한 바람이 태풍의 눈 중심까지 들어가지 못한다. 이로 인해 태풍의 눈에서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 여름철 가게 입구의 에어커튼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태풍의 눈 주변으로 에어커튼(그것도 매우 강한)이 둘러싸고 있어 바깥쪽 바람이 중심까지 들어오지 못한다. 때문에 태풍에서 바람은 태풍의 눈 주변에서 가장 강하지만 정작 태풍의 눈에 들어가면 바람이 거의 불지 않게 되는 것이다. 헬기 추락씬에서 태풍의 눈에 들어가자 조종사가 하는 말이 있다. "풍속은 제로, 수직 구름벽 형성"
     

    태풍의 구조. 태풍의 눈은 저기압의 중심이기 때문에 기압이 가장 낮지만, 하강기류가 나타나 바람은 거의 불지 않는다. (출처 기상청 날씨누리)

     
    폭풍전야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폭풍이 불기 전의 고요함... 태풍의 눈에 들어가면 고요한 시간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심지어 하늘도 맑다. 그러나 태풍의 눈을 벗어나는 순간 태풍의 가장 강한 부분과 맞닥뜨리게 된다. 잠깐의 고요함이 끝나면 폭풍이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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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유로 주인공의 아버지는 강한 바람에 날리던 깃발이 멈추는 것을 보고 태풍의 눈에 들어왔음을 알아챈다. 그런데, 태풍의 눈에 들어가면 왜 얼음이 얼 정도로 추워지는 걸까?
     
    앞서 말했듯 태풍의 눈까지 주변의 바람이 들어가지 못한다. 그런데 태풍은 저기압이 아닌가. 저기압은 주변의 공기를 중앙으로 끌어 모은다. 즉, 태풍의 눈 주변에 공기가 쌓이면서 상승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공기는 태풍의 가장 꼭대기에서 태풍의 눈쪽으로 침범하고 이 침범한 공기는 약한 하강기류를 만들면서 지상으로 내려온다. 즉, 태풍의 눈은 기압이 가장 낮은 지점이지만, 하강기류가 나타나는 모순적인 공간인 것이다.
     

    단열팽창, 단열압축

     
    단열팽창, 단열압축을 배운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공기가 주변과의 열교환 없이 빠르게 상승하거나 하강하면 공기의 온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공기는 팽창하게 되는데, 이는 풍선을 생각해보면 쉽다. 우연히 놓친 풍선은 하늘로 올라갈수록 부풀다가 터진다. 하늘로 올라갈수록 풍선안쪽보다 주변의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풍선이 부푼다. 공기도 이와 같다. 보이지 않는 풍선안에 갖혀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상승하는 공기는 팽창하는데, 이때 건조한 공기의 경우 온도가 100m 당 약 1도씩 하강한다. (구름 생성시 100m 당 0.5도씩 하강한다.) 반대로 하강하는 공기는 100m 당 1도씩 상승하게 된다.
     

    구름이 형성되는 최대 고도 (구름 상부의 온도는 영하 50~80도 정도이다) (출처 EBS)

     
    우리가 태풍의 눈에 들어간다고 해서 추워지지는 않는다. 태풍이 있는 대류권 상부는 영하 50도 ~ 80도 정도에 가깝지만 이 공기가 태풍의 눈에서 하강하면서 단열압축에 의해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태풍의 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추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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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영화에서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를 두고 감독의 피셜이 있다. 투모로우 감독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대류권 상부의 온도가 영하 150도까지 떨어진 상태이며, 태풍이 너무 강해 영하 150도의 공기가 단열압축으로 온도가 상승하기도 전에 매우 빠르게 하강. 이로 인해 얼음이 얼어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초대형 태풍 (출처 영화 투모로우)

     
    옛날 스펀지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투모로우의 동일 장면을 두고 실험을 한 것이 떠오른다. 사람이 영하 150도에 노출된다고 해서 영화처럼 얼어붙지는 않는다는 실험이었다. 영화처럼 태풍의 눈에 들어간다고 해서 사람이 즉시 얼어붙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초대형 태풍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태풍의 강도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화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현실의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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