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과학] 너의 이름은(2016) - 중생대 말 초대형 운석의 충돌의 흔적은 무엇이 있을까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주인공 '미츠하'가 사는 이토모리 마을은 운석 충돌이 2번이나 일어난 비극의 장소로 설정되어 있다. 사실 한 곳에 2번의 운석이 충돌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대부분의 유성은 대기를 다 통과하기도 전에 타버려 사라지지만, 극히 일부가 미처 다 타지 못하고 남아 땅에 떨어지면 운석이 되는 것이다.

 

영화 '너의 이름은'

 

영화에서 운석 충돌의 흔적은 거대한 크레이터(충돌구)로 알 수 있다. 운석이 충돌하면 거대한 구덩이가 형성되는데, 이 구덩이에 물이 차 영화와 같이 호수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 밤 보는 달의 복잡한 무늬도 운석충돌로 인한 크레이터이다.

 

애리조나 베린저 크레이터 (출처 나무위키)

 

하지만, 이 크레이터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풍화되어 흔적이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예시가 있다. 경남 합천 지역에는 초계분지라는 곳이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 단순히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와 같지만, 사실 약 5만년전 운석이 충돌하여 형성된 크레이터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풍화가 일어나 지금과 같은 형태로 변한 것이다.

 

합천 초계분지 (출처 카카오맵)

 

그렇다면 크레이터가 풍화되어 남지 않은 아주 오래 전 운석 충돌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약 2억 5천만년전부터 6천만년전까지 중생대를 지배했던 공룡의 멸종 원인으로 운석 충돌이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이는 아주 오래 전 일이라 지구상에 크레이터 형태가 남아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지역에서 그 흔적을 찾아 냈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 (충처 구글맵)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중생대 말에 퇴적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KT층에서 이리듐이 발견된 것이다. 이리귬은 운석 및 소행성에 다량 포함된 원소로, 지구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 원소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유카탄 반도의 이리듐 양과 아미노산, 충격변성암 등을 바탕으로 중생대 말 유카탄 반도 지역에 충돌한 운석의 크기를 추정했다. 이 운석은 지름 약 10km로 추정되며, 운석 충돌로 인해 발생한 먼지가 태양을 가려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기온 하강은 온도에 예민하고 털이 없는 파충류(공룡)에게 특히 치명적이었다. 또한 지층을 흔들어 지구 곳곳에 대규모의 화산활동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생대 말 운석충돌로 멸종한 공룡 (출처 포토리아)

 

운석 충돌은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의 인류에게도 위협적인 현상이다. 이를 대비해 전세계는 유성체의 감시 및 추적, 국제 우주 공동체 설립, 데이터 공유, 궤도 조정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