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원금의 함정 여실히 보여준 SKT 아이폰4 재판매 기획전

SKT 아이폰4 재판매 기획전

- 공시지원금의 함정 여실히 보여주다 -

'기획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제품이 연상되시나요? 평소보다 더 저렴하게, 혹은 평소에는 구하기 힘든 한정판 제품의 수량을 확보해서 판매하는 이벤트가 연상되지는 않으신지요. SK텔레콤에서 얼마전 기획전 하나를 선보였습니다. T월드다이렉트샵 홈페이지에서 기획전 탭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아이폰4를 재판매 한다는 것. 아이폰4S가 아닙니다. 아이폰4입니다. 아이폰이란 이름만으로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지만 무려 2010년에 출시된 아이폰4입니다. 지금은 2016년입니다. 아이폰4가 출시되었을 때와 비슷한 시기에 삼성에서는 갤럭시S가 출시되었습니다. 갤럭시S2도 아니고 갤럭시S입니다.

아이폰4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2010년에 출시된 아이폰4는 960*640 해상도의 4인치 디스플레이, 512MB램, A4 AP를 탑재한 스마트폰입니다. IOS는 IOS7까지 업데이트 되었으며, 이후로 판올림은 중단되었습니다. 현재 IOS는 IOS9 버전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얼마전 U+에서 핫했던 화웨이의 1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Y6의 해상도가 1260*720 이었고, 램이 1GB였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아이폰4의 스펙이 얼마나 낮은지는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죠. 아이폰4가 명작은 명작입니다. 2010년 하반기 출시당시만 해도 말이죠. 그렇지만 지금은 5년도 더 지난 2016년입니다. 출시된지 5년도 더 지난 스마트폰을 산다고 해서 GET IT ITEM 이라고 외칠 수 있을까요? 너무도 자신있는 멘트로 아이폰4를 기획전에 내놓을 생각이었으면 가격이라도 정말 저렴했어야 했습니다.

SK텔레콤은 아이폰4를 '휴대폰 고장, 분실로 비싼 휴대폰 구매가 망설여지는 고객님' 이라고 느낌표를 붙여가며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 분할상환금이 0원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네요. 그런데 잘보면 출고가가 20만원입니다. 출고가 20만원에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이 20만원 지급되어 할부원금이 0원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이폰4의 가격은 그냥 20만원인 것입니다. SK텔레콤은 아이폰4를 20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할부원금은 0원이니 공짜나 다름없지 않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앞서 SK텔레콤은 '휴대폰 고장, 분실로 비싼 휴대폰 구매가 망설여지는 고객님'께 아이폰4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이폰4를 쓰다가 똑같이 휴대폰을 고장, 분실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6개월동안 아이폰4를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분실했을경우 위약금은 193,500원이 청구되고, 1년동안 사용하다가 고장났을 경우 위약금은 129,000원에 달합니다. 출시된지 5년이 넘은 스마트폰을 1년동안 사용해 줬는데도 위약금이 129,000원입니다. 게다가 요금제도 표준요금제도 아닌, 밴드데이터29요금제도 아닌 밴드데이터36요금제를 사용했을때 말입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을 고장, 분실해서 비싼 휴대폰을 살 고객만 걱정했지, 비싼 위약금을 낼 고객은 별로 걱정되지 않나 봅니다.

물론 밴드데이터29요금제를 사용해도 할부원금이 크게 오르지는 않습니다. 밴드데이터29요금제 기준으로 공시지원금은 171,000원 추가지원금은 25,600원이 지급되어 할부원금은 3400원입니다.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공시지원금 제한이 있는 모델도 아닌데 좀 야박한 것 같군요.

이번 SK텔레콤의 아이폰4 기획전은 공시지원금의 함정을 스스로 여실히 보여준 계기가 된 꼴이 되었습니다. 당장 할부원금을 0원으로 만들어 주어 아주 저렴해 보이지만, 중간에 분실이나 고장으로 인해 해지시에는 엄청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출시된지 5년이나 지난 제품을 월 39,600원짜리 요금제를 내고 1년을 사용해 주었는데도 위약금 129,000원을 내야합니다. 램512MB에 판올림 업데이트도 오래전에 끝난 제품을 2년동안 사용할 수 있을까요? 참 씁쓸한 기획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