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블랙베리답지 않은 블랙베리 스마트폰 DTEK50 출시, 이유는?

블랙베리 DTEK50 출시

- 가장 블랙베리답지 않은 블랙베리 스마트폰 -

블랙베리가 자사 두번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DTEK50을 출시하였습니다. 공개전까지 네온 또는 햄버그란 이름으로 출시될 것이라 알려져 왔던 제품이며, 정식출시는 DTEK50으로 이름이 결정된 지 약 2주만입니다. DTEK50은 블랙베리의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리브' 이후 두번째로 선보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급 최상의 스펙으로 무장했던 프리브와 달리 중보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입니다.

사실 DTEK50는 블랙베리에서 개발한 스마트폰이 아닌 OEM방식의 제품으로, 중국 TCL의 계열사인 프랑스 알카텔의 아이돌4(idol4)와 동일한 제품이며 외관만 조금 다릅니다. 전면은 알카텔 아이돌 라인과 비슷하며 후면은 블랙베리 특유의 패턴과 블랙베리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면만 봐서는 정말 블랙베리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 블랙베리 DTEK50

DTEK50은 블랙베리의 180도 달라진 스마트폰 전략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스마트폰 OS를 양분하는 와중에도 자체 OS를 고집하던 블랙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이고 미국내에서의 점유율도 급락하자 결국 자존심을 굽힐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렇게 출시된 제품이 블랙베리의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리브였습니다.

프리브는 자체OS를 버리고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함으로써 앱호환성은 높이면서도 블랙베리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했는데요. 특유의 쿼티자판과 재질감을 기존 블랙베리 제품과 통일시켰고 무선충전, 엣지 디스플레이 등 최신기술을 적용해 블랙베리 마니아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비싼 가격과 최적화 등의 문제로 인해 높은 관심이 판매량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알카텔 아이돌4

이어 올해 7월 블랙베리는 두번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DTEK50을 공개하였습니다. DTEK50는 블랙베리의 상징과 같은 쿼티자판을 없애고 스냅드래곤617 AP,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 3GB램 등 프리브에 비해 사양을 다소 낮췄습니다. 가격도 299달러, 우리돈 약 30만원 중반대로, 100만원에 육박하던 프리브에 비해서 크게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동일한 사양에 출시시기까지 비슷한 알카텔 아이돌4의 가격이 199달러로 결정되면서 DTEK50의 가격이 과연 합리적인건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디자인이 약간 다르고 블랙베리라는 브랜드밸류가 적용된 것도 있겠지만, 블랙베리 DTEK50는 알카텔 아이돌4에는 없는 블랙베리 자체 보안 솔루션 DTEK을 탑재한 것이 강점입니다. DTEK는 보안기능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DTEK50에 알카텔 아이돌4보다 100달러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가치는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 블랙베리 프리브

그럼에도 DTEK50의 너무 블랙베리 답지 않은 모습은 블랙베리 신제품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그러나 DTEK50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는 블랙베리의 전략변화를 옅볼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블랙베리는 하드웨어에 집중했던 비중을 줄이고 보안솔루션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것으로 보여집니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버린 후 다시 부활한 것처럼 위기를 겪고있는 블랙베리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긴 하나 한편으로는 이 같은 정책변화가 도리어 그나마 남아있던 블랙베리의 마니아층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DTEK50의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블랙베리의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에도 큰 변동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