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과학영화]페신저스 관람 후기 - 생각없이 보기 좋은 SF영화

페신저스 관람 후기

- 오랜만에 나온 생각없이 보기 좋은 SF영화 -

※ 스포일러를 최소화하여 글을 작성했으나 영화의 감동을 반감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감상평이므로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페신저스 예고편을 보았을 때 대략 예상한 줄거리는 '새 행성을 찾아 우주를 여행하던 중 어떤 이유에선가 몇 명이 깨어나고, 서서히 드러나는 우주선 회사 또는 AI에 의한 음모... 그리고 이를 파헤치는 주인공' 뭐 대충 이런 내용일 줄 알았습니다.

저처럼 예고편을 보고 이런 내용을 예상하셨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혀 아니거든요. 예고편에 속았다 싶기도 합니다. 차라리 무인도에 표류한 '캐스트 어웨이'처럼 동면상태에서 일찍 깨어나 우주에 표류(?)하게 된 주인공의 생존기 같은 느낌으로 예고편을 만드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캐스트 어웨이의 윌슨 같은 것도 나오니...)

전체적인 내용은 보기 크게 부담없는 SF영화입니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기승전결도 확실합니다. 그동안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 같은 과학원리 꽉꽉 들어간 우주SF영화가 부담스러웠다면, 오랜만에 생각없이 보기 좋은 SF영화였습니다.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앞서 말했듯 내용자체가 크게 어렵지 않아서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이면 이해안돼는 부분은 크게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반대로 말하면 내용이 너무 단순하다는 말도 됩니다. 반전도 없고, 스토리 자체가 너무 쉽게 쉽게 가려는거 아닌가 생각이 들거든요. 사건의 가장 핵심이 되는 문제의 발생원인을 첫장면에 다 보여줘버리고, 그 원인 자체도 상당히 단순.

뭐든 뚝딱뚝딱... 처음 본것도 못 고치는 것이 없는 엔지니어 주인공, 필요한 걸 주기위해 나타나 진짜 필요한 것만 주고 너무나 쉬운 방법으로 없애버리는 인물, 뻔히 예상가능한 갈등해결과정... 막 마음을 조리고 무릎을 탁 치는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막상 초등학생을 데리고 가서 볼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 15세 등급이 아니라 12세 등급인지 의아할 정도로 조금 야한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냥 과학영화인줄알고 학교 교실같은데서 틀어줬다간 민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는 아이들에게 과학원리를 설명할 때 참고용으로 많이 인용하곤 했는데, 페신저스에는 딱히 인용할 만한 과학원리도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수영장과 무중력? 문짝과 작용반작용?

캐릭터 얘기를 해보면, 주인공 '짐'은 결국 영웅이 되긴 하지만 너무나 이기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인공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여주인공 '제니퍼 로렌스(오로라 역)'였습니다. 우리에게는 헝거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인데요.

보통 시리즈 영화의 주연배우가 후속작을 찍었을 때, 이전 영화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어서 몰입하기 어려운데, 페신저스의 '오로라'에게서는 헝거게임의 캣니스가 전혀 떠올려지지 않았습니다. 여주인공 '오로라' 캐릭터 자체가 초반에는 불쌍했다가 중반에는 안쓰럽고 마지막에는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남주인공 '짐'보다 더 산전수전 겪고, 마지막 위기해결에는 '짐'의 희생에 초점이 맞춰 졌지만, 사실 그 때 '오로라'의 상황도 '짐' 못지않게 위험한 상황이었거든요. 이하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총평 : 쉬운 SF영화...의 탈을 쓴 멜로영화. 아이들이 보긴 가끔 튀어나오는 야한 장면이 좀... 2시간이 훌쩍 갈 정도로 재밌는 영화이긴 한데, 딱히 어느 연령층에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