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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새바람(푄 현상)의 발생원인 - 상승공기의 팽창과 응결투데이 사이언스/지구와 환경 2015. 12. 20. 23:47728x90
높새바람(푄 현상)의 발생원인
- 상승공기의 팽창과 응결 -
오늘은 푄현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푄현상 = 높새바람이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는데, 푄현상으로 인해 생기는 바람이 높새바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간혹 초여름날 일기예보를 보면 강릉, 속초 등 강원 영동지방은 비교적 선선한 날씨인데 비해, 원주,춘천 등 강원 영서지방과 경기도는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나타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불과 수십km거리 차이임에도 큰 온도차이가 나는 원인이 바로 푄현상 때문입니다.
▲ 2014년 초여름, 속초(영동)와 원주(영서) 지방의 온도와 수증기량 통계 (기상청)
각 지역의 날씨는 푄현상 외에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긴 합니다. 푄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건조단열감률과 습윤단열감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공기는 약간의 수증기를 함유하고 있죠. 지표의 공기가 상승하면, 주위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승하는 공기덩어리는 팽창하게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기는데요. 지표의 공기가 상승하면 위의 공기와 섞이는거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죠. 빨간물감을 탄 따뜻한 물에 파란 물감을 탄 찬 물을 부어봅시다. 파란 물은 부어지자마자 빨간물과 바로 섞이는게 아니라, 처음엔 두 색이 구분됐다가 경계가 서서히 옅어지게 될 것이고, 결국 완전히 섞일 것입니다. 공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표에서 상승하는 공기는 따뜻하고, 상층의 공기는 차갑겠죠? 따뜻한 공기가 어떤 요인에 의해 빠르게 상승하게 되면, 상승한 따뜻한 공기는 상층의 찬 공기가 완전히 섞이지 않고 구분되어 집니다.
팽창하는 공기는 온도가 하락하게 됩니다. 물질이 온도를 갖는 것은 물질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의해 결정 되는데요. 물질이 갖는 에너지가 커지면 온도가 올라가고 에너지가 줄어들면 온도가 내려갑니다. 예를들어, 가스불 위의 주전자 물은 가스불에의해 열에너지를 공급받아 온도가 올라가고, 냉장고 안의 물은 냉장고에 열에너지를 빼앗겨 온도가 내려가는 것입니다. 만약 공기가 팽창 되면, 같은부피(단위부피)에 있는 공기의 분자 수는 줄어들게 됩니다.
예를들어, 아래 그림처럼 각 공기 분자가 10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가정하면, 팽창 전의 공기는 네모공간(단위부피) 안에 10개의 분자가 있어, 이 공간안에 있는 총에너지는 100이 됩니다. 이 공기가 상승하여 팽창하면 분자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따라서 같은 네모공간 안에 5개의 분자밖에 남지 않으며, 이 공간안의 총 에너지는 50입니다. 즉, 같은 네모공간 안의 총 에너지가 팽창 전 100에서 팽창 후 50으로 줄어드므로 공기의 온도는 내려갑니다.
초여름에는 우리나라 북동쪽에서 오호츠크해 기단이 팽창하여 북동풍이 불게 되는데, 이 북동풍의 기원지가 한랭한 바다이므로 이 바람은 시원하며, 습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람을 바로 맞는 강원도 영동지방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강원 영동지방을 통과한 바람은 태백산맥을 타고 강제로 상승하게 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산을 타고 상승하는 공기는 팽창하여 온도가 하락하게 됩니다. 이 공기는 1km 당 10도 씩 낮아지게 되는데, 이 온도하락 정도를 건조단열감률(10ºC/km) 이라 합니다.
이렇게 산을 타고 올라갈 수록 공기의 온도는 계속 떨어지고, 포화상태(이슬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여기서 포화상태란,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가 가득 차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앞서 말했듯 공기는 수증기를 머금고 있을 수 있는데, 사람이 습하다고 느끼는 것은 공기중 수증기량이 많을 때 입니다.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온도에 따라 다른데, 뜨거운 공기일 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습니다. 즉 차가운 공기는 적은 양의 수증기 밖에 머금을 수가 없는데요. 예를들어 100의 수증기를 머금고 있는 30도의 공기의 온도가 하락하고, 20도 에서 이 공기는 60의 수증기 밖에 머금을 수 없다면, 이 공기의 온도가 20도에 도달햇을때 초과하는 40의 수증기는 응결하여 물발울(또는 얼음)으로 석출되고 이것이 구름입니다.
만약 30도의 공기가 최대 120의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다면, 100의 수증기를 가진 30도의 공기는 지금 가진 수증기보다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고, 이때의 상태를 불포화 상태 25도의 공기가 최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100이라 할때, 같은 공기의 온도가 28도로 하락하면, 이 공기는 최대 가질 수 있는 수증기의 양과 머금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같습니다. 이 상태를 포화상태라고 하며, 이때의 온도를 이슬점이라 합니다.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온도라는 뜻으로 이슬점이란 이름이 붙혀졌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산을 타고 올라간 공기의 온도가 하락해 이슬점온도까지 내려가게 되면, 최대로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을 넘어선 양은 물방울로 응결하여 구름을 형성합니다. 수증기가 응결하여 물방울이 될 때, 물은 열을 방출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까도 말했듯이 물이 에너지를 빼앗기면 온도가 내려가고 에너지를 얻으면 온도가 올라갑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얼음을 녹이거나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에너지(열)을 공급해 줘야 합니다. 반대로, 물을 얼리거나 수증기를 물로 만드려면 에너지를 방출해야 할 것입니다.
즉, 수증기가 응결하면서 에너지를 공기에 공급해 주기 때문에, 온도 하락을 막아서 온도는 이전보다 느리게 떨어집니다. 이때 온도가 떨어지는 정도는 1km 당 5ºC로, 이 온도하락 정도를 습윤단열감률(5ºC/km) 라고 합니다. 이 구름은 보통 고도 1km 이상에서 형성되기 시작하여, 태백산맥 정상에 도달할때까지 생성됩니다. 태백상맥 정상에 도달한 공기는 내리막을 따라 다시 내려가게 될텐데요. 공기가 상승할때 압력이 낮아지고 팽창하여 온도가 떨어지므로, 반대로 공기가 하강하면 압력이 뫂아지고 수축하여 온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때는 구름이 형성되지 않으므로, 하강하는 온도는 1km당 10ºC 씩 올라가게 됩니다. 반면, 태백산맥을 넘는 동안 구름이 형성되어 수증기가 빠져나갔으므로 태백산맥을 넘어온 구름은 포함하고 있는 수증기가 매우 적습니다. 내용이 조금 복잡한데요.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보시기 바랍니다.
태백산맥을 넘기전 공기의 온도는 30도, 수증기의 양은 50이라고 가정합시다. 이 공기는 20도에서 최대 50의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으며, 17ºC 에서는 20의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습니다. 상승하는 공기의 온도는 1km 당 10ºC 씩 떨어지므로 고도 1km 에서 이 공기의 온도는 20ºC가 되고, 이때 최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과 가지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같은 포화상태가 됩니다. 이때부터는 수증기의 응결에 의해 잠열이 방출되어 공기의 온도는 1km 당 5ºC 식 떨어집니다. 태백산맥의 고도를 1.6km 라 하면, 1km~1.5km 구간을 올라가는 동안 이 공기의 온도는 3ºC 가 하락하여, 정상에 도달했을때 이 공기의 온도는 17ºC 이고, 30의 수증기가 구름으로 응결하여, 이 공기에는 20의 수증기만이 남아있습니다.
다시 공기가 태백산맥을 타고 아래로 내려오면,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가지고 있는 수증기는 20인데, 온도가 높아지면 이 수증기보다 더 많은 수증기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므로, 불포화상태가 되어 더이상의 구름은 생성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공기는 올라갈때와는 반대로 1km를 내려올때 10ºC 씩 온도가 올라가고, 수증기 양의 변화는 없습니다. 1.6km 를 내려와 지면에 도착하면, 이 공기의 온도는 16ºC가 상승하여 33ºC 가 되고, 수증기의 양은 20입니다. 태백산맥을 넘기전의 30ºC 수증기량 50과 비교했을때, 넘은 후 33ºC 수증기량 20으로 온도는 올라가고 수증기는 적어진 고온건조한 공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온난다습(또는 한랭다습)한 공기가 산을 넘으면서 고온건조(또는 온난건조) 해 지는현상을 푄현상이라 하며, 이러한 바람을 우리말로 높새바람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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